자유게시판
커뮤니티 > 자유게시판
하오니 전일 마련해주시마 하오신 산음 현감께 보일 서찰을 하나 덧글 0 | 조회 25 | 2019-10-09 10:45:35
서동연  
하오니 전일 마련해주시마 하오신 산음 현감께 보일 서찰을 하나 꾸며주옵소서.자기가 남보다 의원이 될 조건을 뚜렷이 갖추고 있다는 그 사실이 그에게 새로운 용기를 준 것이다.나으리도 던져보시지요.수없이 눈물을 닦아내던 그녀의 옷고름은 새벽냉기 속에서 서걱거리도록 얼어 있었고 그 옷고름을 또 한번 얼굴로 가져가다가 산소 앞에 주저앉을 듯 휘청거리는 다희를 허준이 부축하며 그녀의 여린 손을 잡았다. 두 사람의 손이 서로 열을 앓는 아이처럼 뜨거웠다.영문을 물으니 할머니가 떡목판 이고 나가고 한참 지났을 때 방죽골 우진사댁 사람들이 몰려와 어머니를 잡아갔다는 얘기였다.죽지는 않사오나, 하나 병을 낫운다는 희망은 버려야 하오리다.아버지에게 반할 생각이거든 부산포처럼 이 집을 떠나면 돼. 그대가 없다고 이 집 문닫는 일은 없을 터인즉!제 성명 젖혀놓고 가명 쓰고 다니는 자를 난 우습게 알지.오라비들더러 대신 있으라 하고 넌 건너가 잠시 한숨 눈 붙이거라.비록 육례를 갖추지 못한 채 명색뿐인 초례상 앞에서 구일서를 집사삼아 교배례와 진찬만으로 생략한 혼인절차였으나 그 신랑을 맞아준 다희의 가슴은 따뜻했다.순간 허준의 목도 메었다.암, 양반으로 태어나지 못한 바에야 이 세상 살 재미 없는 세상이고 말고. 양반이 아니거든 그 양반의 수족이 되어 꺼덕거리는 중인쯤으로라도 되든가 그도 못 되거든 태어난 고장에 농사라도 마음놓고 짓고 살 평민쯤이라도 돼야 사람 신세라 할 수 있지.좀더 앉으소서. 그리고 더 의논을 한 연후에 .그래 그토록 의원이 싫다 하면 의원은 마다 하자. 하나 아전도 . 아전 나름 어려운 현민들 도와주며 정직하고 근실하게 사는 아전이 되리란 결심을 왜 못할꼬.이미 아득한 옛날 얘길세. 20년 전 .애비구나, 애비야!다른 큰 병도 아니요 만만한 치질환자라는 걸 알자 불쑥 임오근이가 나서며 올라와 봐라, 바지를 벗고 엎드려라 등 제가 의원인 양 나설 것이다. 그러고보면 부산포의 사건 이후 그 임오근도 전과 같지 않고 유의태가 눈앞에 있을 때면 모르되 없을 때는 가벼
기대를 걸고 필사적으로 바라보던 병자가 갑자기 고개를 떨구며 목 안을 메어오는 울음을 틀어내며 웃방으로 옳겨졌다.또 있다.허준의 발자국은 대웅전 높다란 돌축대 위로 뛰어오르면서 사라졌다.유의태가 마지막 아홉번째 자기의 대침을 집어 닭의 날개 밑으로 밀어 넣었다. 그 유의태의 닭도 마구 화닥닥거렸다.그 세 사람 앞에 아버지가 애써 꾸며준 서간이 받아볼 주인을 잃고 놓여 있었다.할 말이 있네.그날 밤 허준은 도지의 그 작은사랑에 불이 꺼지고 도지가 안채로 건너가는 걸 확인하자 그 도지의 방으로 숨어들어갔다.중이 떡이라 칭한 닭다리를 잡아찢자 유의태가 맞장구쳤다.허준이 입안에서 그 얼굴도 모르는 사내의 이름을 뇐 후 다시 물었다.도지가 딴때없이 되알지게 내뱉고 휭 안으로 사라졌다.안광익, 안광익 .무엇이옵니까?사또의 영을 받아 시체를 검시할 형방과 군교들이 공방의 왈패 두 놈에게 관을 지우고 허준을 따라 한전동 도공마을에 들어섰을 제는 짧은 겨울해가 거의 기운 시간이었고 그 앞장선 허준이 다희가 있는 토담 골목으로 굽어들자 토담벽에서 초조하게 서성이며 허준을 기다리던 모습의 낭자가 내닫듯하다가 우뚝 섰다.평소 같으면 허준이 그 방 앞에 이르러 기척을 내면 말없이 방문이 열리고 그 방문 앞에 마치 우물 정자처럼 칸을 지른 약재가 담긴 널빤지 상자를 밀어놓고 도지가 잘 볼 수 있도록 마루기둥에 걸려 있는 등을 내려 밝혀주면 되었다. 그러면 도지는 부산포가 유의태의 분부 받아 적어온 처방전과 병부를 들고 허준이 썰어온 그 약재를 대조한 다음 갖구가. 하기 마련이고, 그러면 등불을 다시 기둥에 걸고 병사의 한모퉁이에 기거하는 임오근에게 전해주면 되었다.모른다 하여 어찌 다 물어보려 하노 . 알고자 하거든 스스로 애써 찾을 일이어늘! .!그럼 구백 몇십 명이 달려들어 다섯 과에 수석 차석 합해 겨우 열 명만 뽑는단 말 아니오.꿈에도 생각 않던 내가 소망을 보게 되다니!그렇다면 더더구나 그렇지, 그런 대가집 병자를 왜 너를 젖혀두고 그놈을 보내. 난 그게 궁금한 게야.허준의
 
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